사실 별 생각없었는데.. 오히려 드디어 과외의 굴레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는구나! 하면서 좋아했는데 ㅋㅋㅋㅋㅋㄱ 막상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이상했다. 그래서 이 감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오늘 수업 끝낸 과외생은 내 첫 과외생이었다. 김과외로 학원 알바 경험, 과외 경험 있는척..^^ 하고 어필하며 구한 학생이었어서 경험 없는거 안 들키려고 조마조마 했던것 같다. 그래서 초반엔 수업준비도 열심히 하고 갔었다. 과외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엑셀 랜덤 정렬도 써보고… ㅋㅋㅋㄱ 맨처음엔 그런것도 몰라서 혼자서 아날로그로;; 순서 섞어가면서 단어 시험지 만들어 갔었다… 명색의 컴공이… 그땐 진지하게 c++로 단어 입력하면 순서 랜덤으로 바꿔서 출력해주는 코드 짜서 단어장 만들까도,, 고민했었다,,,^^ 참,,,
첫 시범과외 때 많이 떨렸던것 같다. 왜냐면.. 난 과외하기 전까지 중1때부터 6년동안 단 한번도 영어 공부를 해본적이 없었다. 진짜로.. 과외 하기 전엔 1~5형식이 뭔지도 몰랐고, 목적어는 해석했을때 “을/를” 붙는거라해서 알았는데 보어는 진짜 뭔지 몰랐다. 진짜로 .. 하도 공부를 안해서 수능땐 결국 2등급이 나오더라. 암튼 나도 기반이 너무 없는데 과외를 하는게 맞나,, 싶었지만 어쨌든 난 자본주의의 노예이기 때문에,,,^^ 시급 3만원을 거절하고 최저 받으며 일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첫 시범과외 땐 온갖 유튜브 영상 다 보다가 첫 수업때 얘기해주기 너무 좋은 내용의 영상을 봤었다. 그때 봤던 영상을 찾으려고 유튜브를 뒤져봤는데 뭔지 기억이 안나서 첨부하진 못했다. 대충 영상 내용은 영어의 형식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왜 모든 문법책은 영어의 1에서 5형식부터 설명하는지에 대해 얘기해줬다. 보고 나도 너무 인상깊어서 시범과외 가서 딱 이 얘기를 해야지 싶었다. 결국 과외생 홀리기 성공 ㅎㅎ 해서 시작했다. 그게 19년도 12월이었다. 대학교 1학년이 거의 끝나가던 때. 아직도 그때가 눈에 선한것 같은데 2년이 지났다니.. 1학년 여름방학때부터 수업 없는 날마다 거의 호텔알바 하면서 갈려나가던 시절이었는데, 과외 시작해서 너무 행복했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내 첫 과외. 그때 과외생은 7등급정도 실력이었다 고1 모의고사에서 .. 이 얘기 요즘 하면 과외생이 아니라고 ㅋㅋ5~6등급은 했다하는데 응 아니야 7~8등급 정도였다… 그래 그래도 뭐 어느정도 독해는 할 수 있는 정도긴했다. 어쨌든 모의고사에서 7등급 나왔으면 7등급인거지!! 암튼 근데 이젠 거의 2등급 나올락 말락 한다. 진짜 내가 봐도 많이 늘었다. 수능 15일 남은 지금도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진짜진짜 양반됐다 과외생. 5형식부터 다시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문법 쌓고, 리스닝 연습하고, 독해에 들어갔다. 근데 아까 언급했듯이 나도 영어 문법은 거의 공부한적이 없었기에… 항상 수업가기전에 인강보고 갔었다 ㅋㅋㅋ… 나중엔 공부하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가는 길 버스에서 듣고 가고 그랬었다.. 과외생 눈감아.. 그래두 쌤 노력했다 ..!…!.! 가르치기 위해서 공부를 하다보니 진짜 확실히 뭐뭐가 중요한지 보였다. 독해를 잘 하려면 동사에 대해서 잘 알아야하고, 형식을 알아야하며 전치사, 접속사, 관계사 잘 찾아야하고 무엇보다 동사를 잘 찾아야한다. 이런거 열심히 가르치다 보니까 고2때부터 실력이 확 늘었던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다. 내가 과외를 할 수 있을줄은 정말 몰랐었다. 다행히도 부모님 간섭 하나도 안받으면서 오로지 과외생이랑만 연락하고 할머님한테 월급 받아가며 ㅎㅎ 참 근무 환경 좋은 직장이었다.. 근데 무엇보다 나한테 남은게 많았던것 같다. 솔직히 과외 안했으면, 지금 수능봐도 2등급밖에 안나왔을것 같다. 과외 하면서 시험을 보기 위해 필요한 영어를 많이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얼마전에 토익봤는데 아직 점수가 안나와서 확실하진 않지만 해커스 가채점 해본 결과 940~990점 사이 정도가 나왔다. 허허,,, 과외 안했으면 절대 불가능 했을거다….
돈도 받고, 영어 공부도 하고. 지금까지 딱 두번이었지만 보너스도 받고. 항상 시험기간이 겹쳐서 너무너무 힘들고.. 그리고 enfp 특성상 미리미리 한 적은 진짜 한번도 없어서 나도 벼락치기 해야하는데, 과외생 셤기간엔 수업 시간도 늘려서 한데다가 모의고사 지문 공부하고 가야했어서 진짜 힘들었었다ㅠㅜ 그래도… 재미있었고 보람찬것 같다! 애가 열심히를 안해서 화가 날때가 많았지만 또 내 성격상 한번도 화는 못냈고.. ㅎㅎ… 한 번은 당시 과외생이 과외랑 학원을 거진 5갠가 6개를 다닐때였는데, 그 때 나 빼고 다 끊었었다. 영어 성적만 많이 늘어서~%~^~~^~^ 그때 참 뿌듯했는데,,, 암튼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과외생 나중에도 나 기억해줘,, 이제 고영희씨 못 보겠지만… 잘 지내구 ….
과외 기록 끝!